Classical Music(입문) 33

무덤 속에서 나온 바이올린/Oblivion by Astor Piazzolla

바이올리니트 김지연씨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좋은 연주자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소유한 바이올린에 얽힌 약간 기괴하다고 할 수 있는 스토리로 인하여 주목 받는 면도 조금은 있습니다. 서울 태생인 김지연씨는 1991년, 스물한 살 무렵, 새 바이올린을 찾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정말 마음에 드는 바이올린을 하나 발견했는데,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루기에리(Francesco Ruggieri 1630 - 1698)가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현존하는, 루기에리 바이올린들은 모두 300년이 훨씬 넘는 것들이지만 김지연씨가 구한 바이올린은 놀랍게도 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완벽하게 깨끗하고 흠이 거의 없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명한 바이올린 감정가 다리오 다틸리(Dario D’Attili)를..

내 이름은 미미(La Boheme 중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ème)>은 토스카 그리고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입니다. 가장 유명한 오페라 10개를 꼽으라면 순위에 관계없이 꼭 빠지지 않고 선정되는 오페라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4막으로 된 이 오페라는 앙리 뮈르제(Henri Murger)의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의 정경(on Scènes de la vie de bohème)"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푸치니는 1896년 이 소설 중에서 일부 스토리를 각색하여 오페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게 됩니다. 이 오페라는 첫공연에서는 그다지 호평을 얻지는 못했지만 점차 인기를 얻어가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이태리 오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시인 로돌포는 화가, 그리고 철학자 친..

무도회의 권유/칼 마리아 폰 베버

칼 마리아 폰 베버(1786-1826)는 독일 홀스타인 주 오이틴에서 가극단 단장이던 프란츠 안톤 베버의 맏아들로 태어냈습니다. 어머니는 비엔나 출신의 가수였습니다. 부모의 직업상 공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함부르크, 짤즈부르크, 프라이베르크, 아우크스부르크, 비엔나 등 각지를 떠돌면서 자랐습니다. 부모가 모두 음악가였으므로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고 아버지로부터 기초적인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을 보여서 각지의 당대 유명한 음악가들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라고 흔히 부르는 짤즈부르크의 요제프 하이든의 동생인 미하일 하이든도 베버를 가르친 스승의 한 명이었습니다. 12세에 결핵으로 어머니를 잃고 몇달 후 여동생도 병마로 세상을 ..

그 자클린이 아니고...../ Les larmes de Jacqueline

프랑스의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는 1819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로부터 6살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하였고 9세부터는 첼로를 배웠습니다. 첼로에 두각을 나타내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14세인 1833년 파리 국립음악원에 입학하며 파리에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음악원의 수업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던 자크 오펜바흐는 1년만에 음악원을 그만 두고 파리를 중심으로 첼리스트로 활동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당시 파리에서 유행하던  풍자적 소극(笑劇)들을 내용으로 하는 오페레타들에 관심을 가진 그는 오페레타를 작곡하기 시작하여 각광을 받으며 무려100여 편의 오페레타들을 남겨서 프랑스 오페레타의 창시자란 별명으로 불리우기도 합니다. 대표 작품으로 풍자극 지옥의 오르페우스>가 있는데 이 작품의 2막 2장..

음악은 폭탄보다 강하다/Jesu, joy of man's desiring

폭탄이 비오듯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가지고 적과 맞서 싸웠던 전대미문의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2차세계 대전이 발발한 후, 영국의 전시 내각의 수상으로 취임한 처칠은 1940년 5월 13일 의회와 국민들 앞에서 전쟁을 수행해 나갈 정책과 각오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우리는 땅에서 저들과 싸울 것입니다. 바다에서도 싸울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에서도 저들과 싸울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힘과 능력을 총동원하여, 어둡고 개탄스러운 인간의 범죄 목록에서도 유례가 없는 저 괴물과 같은 독재자(히틀러)를 상대로 싸우는 것, 이것이 우리의 정책입니다.” 처칠의 말처럼 온 유럽이 히틀러의 수중에 떨어지고 홀로 남았을 때, 영국은 모든 힘과 능력을 총동원하여 히틀..

터키행진곡/모차르트

클래식 음악들 중에서 제목과 실제 음악간에 괴리가 있는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이 그 중 하나입니다. 제목만 보고 행진곡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피아노 소나타 곡입니다. 모두 3악장으로 이루어진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A 장조(K. 331)> 중에서 3악장이 터키행진곡이라고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모차르트가 남긴 18~19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입니다. 모차르트가 이 곡의 제목을  터키행진곡으로 지은 것도 아니지만 이 곡은 터키행진곡>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모차르트는 모두 20여개 이상의 행진곡을 작곡했는데 이들 중 14곡에 행진곡(Marcia)으로 제목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널리 연주되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는데, 행진곡이 아닌 소나타..

목숨을 건 연주/Chopin Nocturne C-sharp minor

"목숨을 건 연주"란 말은 조금 생소하게 들립니다. '목숨을 건다'는 말과 '연주'란 말은 좀처럼 어울리기 힘든 말들입니다. 하지만 한 피아니스트가 목숨을 걸고 연주해야 하는 상황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폴란드에 살던 유태인 피아니스트 슈필만(Władysław Szpilman)은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여 유태인 박해를 시작하자 곤경에 빠집니다. 나치 독일은 게토라는 격리 수용 구역을 만들어 유태인들을 격리하여 살게 한 후에, 유태인 집단강제수용소에 보내어 노동력을 착취하며 학살을 시작하였습니다. 1942년 여름, 슈필만은 게토에서 거주하던 가족과 함께 수용소로 보내지던 도중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슈필만의 얼굴을 알아본 폴란드 경찰관이 그를 몰래 빼돌려 가까스로 수용소 행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슈필만..

남 몰래 흐르는 눈물(Una furtiva lagrima)

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 2막에 나오는 유명한 테너 아리아입니다. 이 곡은 짝사랑하던 여인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네모리노가 부르는 노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르는 노래이니만큼 환희와 기쁨이 넘치는 노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노래 전체에서 아픔과 슬픔이 배어나옵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이 아리아의 묘미이자 매력입니다. 시골의 순박한 소작농 청년 네모리노는 지주의 딸 아디나를 짝사랑하지만 거듭되는 구애에도 그녀는 요지부동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는 마을에 나타난 떠돌이 약장수에게 속아서,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랑의 묘약"을 없는 돈까지 다 땡겨서, 사서 마시지만 이는 그저 보통의 포도주였습니다. 네모리노는..

엘비라 마디간 콘체르토/모차르트

덴마크의 한 서커스단에서 줄타기와 마상 곡예를 하는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서커스단이 스웨덴에서 공연을 하는 동안 운명적으로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남자는 귀족 출신의 스웨덴 경기병 연대의 장교였습니다. 만나자마자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 사랑이 흔히 말하는 금지된 사랑이었습니다. 삼십대 중반의 남자에게는 아내와 두 자녀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안타깝게도 그대로 헤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덴마크와 스웨덴으로 나뉘어 살면서도 계속적으로 서신을 주고 받았습니다. 군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남자는 아가씨를 그리워하다가 결국 탈영하여 덴마크로 그녀를 찾아가고...... 두 사람은 고달픈 사랑의 도피행각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의 군 동료가 스웨덴에서 그를 찾으러 옵니다..

작은 꽃다발을 손에 들고/Josef Suk

Bagatelle for Flute Violin and Piano은 체코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요세프 숙(Josef Suk, 1874-1935)이 작곡한 실내악곡입니다. 곡명을 우리말로 옮기면 "플룻과 바이올린, 피아노를 위한 소품" 정도가 될까요? 부제가 "작은 꽃다발을 손에 들고(With Nosegay in hand)"입니다. 곡명과 부제에서 풍기는 분위기처럼 무척 여성스럽고 예쁘고 편안한 실내악곡입니다. 요세프 숙은 다른 동년배의 체코 작곡가들과는 달리 체코 민속음악을 작품에 사용하지 않고 독창적인 곡들을 주로 썼습니다. 체코 음악계에서 현대 음악의 아버지 같은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요세프 숙은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그리고 오르간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그 후에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