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입문)

아를의 여인(L'Arlésienne) 중에서 서곡/비제

몬티셀로 2022. 9. 21. 16:56

아를의 민속의상을 입은 여인들

 

알퐁스 도데는 그의 서정적인 소설 ""로 우리들에게 무척 친숙합니다. 아무도 찾아올 수 없게 된 산속에서 평소에 마음속으로 연모하던 주인집 아가씨와 단 둘이서 하룻밤을 보낼 수 밖에 없게 된, 순수하고 맑은 감성을 가진 목동과 천진하고 순진한 아가씨의 산 위 목장에서의 하룻밤을 잘 그려낸 이 소설은 알퐁스 도데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집 "풍차방아간 편지(Lettres de mon moulin)"에 실려 있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과는 매우 다른 성격의 짧은 소설이 한 편 실려 있습니다. 바로 비극적 스토리를 가진 <아를의 여인(L'Arlésienne)>입니다. 아를은 남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가까운 바닷가 지방으로 로마시대로부터 번성했던 유서 깊은 곳입니다. 빈센트 반 고호가 생애의 마지막 몇 년을 여기에 머물면서 <밤의 테라스>, <아를의 여인>, <별이 빛나는 밤> 등 많은 그림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에서, 이웃 마을인 아를의 한 여인에게 한 눈에 반하여 마음을 빼앗긴 순진한 젊은이가 이 여인과 결혼하려고 하지만 그녀의 정부(情夫)가 그의 아버지를 찾아와 자유분방한 이 여인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결혼을 만류합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젊은이는 그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를 견디지 못하고 오래 번민합니다. 아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본 부모는 보다 못하여 결혼을 허락하려고 하지만 그는 마음의 상처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다락방에서 투신하여 자살하고맙니다. 도데는 이 소설집의 인기에 기대어 소설 <아를의 여인(L'Arlésienne)>을 가극으로 만들어서 공연하기 위하여 1872년에 이 소설을 3 5장의 가극을 위한 희곡으로 개작하고 비제가 음악을 담당하여 1872년에 무대에 처음으로 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비평가들로부터 대중성을 갖기에는 너무 복잡한 곡들로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혹평을 받게 되고, 실제로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여 초라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비제

 

하지만 비제는 1872 11, 이 가극을 위해 작곡했던 곡들을 개작하여 "아를의 여인(L'Arlésienne)"이라는 동일 제목의 4악장으로 된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한 모음곡집(suite1)으로 묶었습니다. 1879, 비제가 죽고 4년 후에 비제의 친구이자 파리 음악원의 교수였던 어니스트 귀로(Ernest Guiraud), 비제가 아를의 여인 연극을 위해 작곡한 오리지날 곡들을 다시 편곡하여 역시 4악장으로 된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한 모음곡집(suite 2)으로 묶었습니다. 그래서 아를의 여인 모음곡집(suite) 2개가 남게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아를의 여인 suite 1의 첫번째 곡의 1악장 서곡(Prélude)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주제부를 13세기의 전래 캐롤 동방박사들의 행진(The March of the Kings)에서 따온 행진곡풍의 밝고 힘찬 곡조로 시작되지만, 슬픈 내용의 가극의 서곡인만큼 중반부에서부터 서정적이며 감상적인 곡조로 바뀌어 흘러가다가 슬픈 결말을 암시하는 것처럼 마무리 되는 무척 아름다운 곡입니다 [L'Arlésienne Suit No.1 Prél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