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테르메쪼(간주곡)으로 유명한,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유행했던 사실주의 베리스모(Verismo) 오페라의 효시가 된 작품입니다. 군복무를 마친 뚜리두는 고향인 시실리의 어느 산간 마을로 돌아옵니다. 사랑하는 연인 롤라와의 재회를 고대하며 돌아왔지만 그는 절망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그가 입대하자 롤라는 돈 많은 마부 알피오와 덜컥 결혼해 버린 것입니다. 실연의 아픔에 고통스러워하던 뚜리두를 오래 전부터 짝사랑하고 있던 산뚜짜가 다가와 위로해 줍니다. 실연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와져서 연인이 됩니다.
뚜리두를 배신하고(남자 친구 군대간 사이에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유부녀가 된 롤라는 연인이었던 뚜리두가 돌아와 산뚜짜와 사귀며 알콩달콩 지내는 것을 보자 질투심에 눈이 멀어서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뚜리두에게 다시 추파를 던집니다. 속없는 뚜리두는 유부녀 롤라의 유혹에 넘어가 남몰래 그녀를 다시 만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를 모를 리 없는 산뚜짜는 속을 끓이게 되고, 롤라에 대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게 됩니다.
어느날 롤라와 산뚜짜는 성당 앞에서 마주칩니다. 이미 옛 연인 뚜리두의 마음까지 다시 얻게 된 승자 롤라는 대놓고 산뚜짜의 속을 긁어놓고는 성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멀리서 롤라가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뚜리두가 그녀를 따라서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산뚜짜는 매달려 그를 만류해 보지만 그는 그녀를 뿌리치고 롤라를 따라서 성당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때마침 롤라의 남편 알피오가 나타나자 산뚜짜는 홧김에 그에게 모든 사실을 고자질해 버립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알피오는 뚜리두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텅빈 성당 앞 광장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막간에 연주되는 곡이 인테르메쪼입니다. 이 아름다운 곡이 끝나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참고로 카발레리아는 이태리어로 기사도, 기사란 뜻이고 루스티카나는 촌뜨기란 의미가 있어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우리말로 어설프게 칼이나 휘두르며 싸우는 “촌뜨기 기사”란 의미로 새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가 유명무실해진지가 오래된 19세기가 시대적 배경인 이 오페라의 스토리를 참조해 보면 우리말 제목으로는 아마도 주인공인 뚜리두를 지칭하는 “찌질한 제대 군인”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감미롭고 매력적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인테르메쪼(간주곡)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송중기가 주연한 드라마 "빈센조"에서도 이 곡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습니다. 1화에서 에밀리오의 포도원을 불사르기 전에 그와의 대화 장면에서, 그리고 2화에서는 금괴가 숨겨진 건물 앞에서의 야외 파티 장면의 마지막에 잠간 이 간주곡이 배경으로 깔리며 연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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