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입문)

Dido's Lament by Janet Baker

몬티셀로 2022. 11. 20. 18:10

 

디도의 비탄(Dido's Lament)은 영국의 바로크 시대 작곡가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의 오페라 "디도와 아에니아스(Dido and Aeneas)" 3막에 나오는,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가 죽음을 앞두고 부르는 소프라노 아리아입니다. 노래 가사를 따라서 "내가 죽거든(When I am laid in earth)"이란 제목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트로이가 멸망할 때, 트로이를 탈출한 왕자 아에니아스는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떠돌다가 천신만고 끝에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에 상륙합니다.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는 본래 티루스(Tyrus)의 공주였습니다. 부친이 죽자 왕위를 계승한 오빠 피그말리온이 남편 시카이오스의 많은 재산을 빼앗고자 그를 죽이자 오빠의 손아귀에서 탈출하여 오늘날의 튀니지 해안에 정착하여 많은 고초 끝에 자신의 왕국 카르타고를 세웠습니다.

 

디도는 자신이 망명길에 올라서 온갖 고초를 겪었던 기억이 있었던 터라, 멸망한 트로이의 왕자 아에니아스를 동정하여 카르타고에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합니다. 점차 이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아에니아스에 대한 디도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만갑니다.  결국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지만.....  디도를 미워하고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고 싶어하던 마녀는 디도의 아킬레스 건을 치기로 합니다. 바로 아에니아스에 대한 디도의 한없이 깊어진 사랑을 이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자신의 부하 엘프를 헤르메스 신으로 변장시켜서 아에니아스에게 카르타고를 떠나서 이탈리아로 가서 자신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 그의 운명이라며 거짓 운명을 들려줍니다. 헤르메스 신은 전령(傳令)의 신입니다.  변장한 가짜 헤르메스 신이 전해준  자신의 운명을 듣자 용자(勇者) 아에니아스의 속에 잠자고 있던 모험심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아에니아스는 디도의 사랑도 그리고 카르타고라는 안락한 피신처도 모두 뿌리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하여 자신이 데리고 온 추종자들을 모아서 카르타고를 떠나고자 합니다. 

 

아에니아스가 마음을 돌이킨 이상 그를 붙잡아 둘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디도는 삶의 모든 희망을 잃어버리고 아에니아스를 잃는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정합니다. 결국 자신을 떠나는 아에니아스를 향하여 디도가 부르는 노래가 "디도의 비탄(Dido's Lament)"입니다. 슬픔을 마음껏 풀어헤쳐 놓고 목놓아 울며 함께 떠내려가지 않고, 슬픔을 안으로 안으로 눌러 억제하며 불러서 더욱 슬픈 노래입니다.  미국의 메조소프라노 Tatiana Troyanos의 목소리로 들으시겠습니다. 

 

내가 죽거든 

내 죽음이 그대 

그대 가슴에 아픔을 주지 않기를..... 

나를 기억해 주오,

! 나를 기억해 주오.

내 슬픈 운명일랑 모두 잊고서  

그저 내 이름을 기억해 주오.